운동선수에서 은퇴하고 창업을 꿈꾸다
친구 따라 강남갔던 초등학교 3학년,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배우던 절친의 권유로 처음 아이스하키라는 운동을 접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운동인 아이스하키는 첫 체험날 나를 말 그대로 매료시켰다.
아이스하키를 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가슴뛰는 순간이라는 것을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진학을 앞둔 나는 아이스하키 선수라는 꿈을 쫓기로 했다. 운동선수는 시키고 싶지 않다는 부모님을 울고 불며 설득한 끝에 부모님께서 아이스하키 선수의 길을 지원해주시기로 하셨다.
그 이후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2학년 까지 전문 운동선수로 활동했다. 아이스하키부가 있는 중학교에 입학해, 중, 고등학교 시절을 운동부 소속 학생 선수로 활동했고, 중, 고등학교 6년 간의 노력 끝에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했다.
아이스하키는 축구, 야구와 같이 여러 명이 함께 팀을 이루어 경기하는 단체 구기 종목이다. 이 덕분에 12년이라는 선수 기간동안 정말 다양한 선, 후배를 만났고, 학창시절부터 운동부라는 작지만 시끌벅적한 사회에서 단체 생활을 경험했다. 그 덕분에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어렸을 때부터 체득했고, 지금은 어떤 단체에 속해도 누구보다 빨리 적응하고 소통할 수 있다.
배움
리더십으로서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에 사람은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한다. 운동선수 12년 동안 가장 많은 것을 배운 해는 고등학교 3학년 팀의 주장(Captain)을 맡은 해일 것이다. 당시 우리 학교는 챔피언 타이틀을 잃어버린지 2년이 넘었고, 대회에서 만년 2등을 기록하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랜 기간 재임하셨던 감독님 마저 교체되는 상황에 팀은 큰 혼란을 겪었다.
팀을 직접 리딩함으로써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 팀 내 주장 선거에 출마했고, 고등학교 아이스하키부의 주장으로 선발되었다. 만년 2등인 우리 팀이 챔피언 타이틀을 쟁취하는 것은 나를 포함한 3학년 선수들의 대학 진학, 새로운 감독님의 경쟁력 입증 등 많은 과제가 연관되어 있었고, 주장이었던 나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크게 세 가지에 집중했다.
첫째, 실력 좋은 동료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부조리와 꼰대 문화를 없앤다.
둘째,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만큼은 One Team으로 플레이 하기 위해 개인보다 Team을 우선한다.
셋째, 주장으로서 팀 내 누구보다 Hard Working 함으로써 매 훈련마다 높은 텐션을 유지한다.
감사하게도 뛰어난 기량을 가진 팀원들의 단합, 새로운 감독님의 훌륭한 전략, 경기장 밖에서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우리는 8개 대회 중 6개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사람이 혼자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없지만, 팀으로서 달성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그 당시의 느낀 점, 배운 점을 기록으로 남겨두었으면 주옥같은 글이 많이 남았을텐데, 기억에 의존해서 기록하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창업가
나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업가가 될 것이다.
대학 입시동안 체육특기자나 일반 수시, 정시생 모두 입시 외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기 어렵다. 입시라는 목표 하나만을 위해 달려야 한다.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 목표 하나만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입학한 뒤, 학생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 중, 고등학교 때부터 나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대학 입시에 집중할 때에는, 특히나 답이 정해진 문제를 푸는 과정을 반복하는 중에는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 또한 대학에 입학한 뒤, 나 자신과 진로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은 운동이 정말 재미있고 가슴뛰는 일이었지만,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며 재정비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창업이라는 길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운동선수의 꿈을 꾸던 13살 꼬마아이가 느낀 두근거림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중 고등학교 때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어렴풋이 '커서 사업을 하고 싶다'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그보다는 대학 진학, 그리고 운동선수로서의 꿈이 먼저였다. 그러던 중, 창업가라는 꿈을 구체화하고, 실행에 옮긴 것은 대학교 1학년, 우연히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을 접한 뒤, 창업이라는 길이 있다는 것을 명확히 인지한 때부터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사건들과 인풋들, 그리고 나의 고민들을 거쳐 내가 정리한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1. 경제적인 능력을 갖춤으로써 '할 수 있는 것'을 위해
'돈'이라는 것은 결국 어떠한 물건을 사거나 팔 때의 가치를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한 사람들간의 믿음과 약속을 담고있다. 우리가 돈이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돈으로써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 간의 약속으로 만들어진 '돈'이 사람의 인생에 정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돈이 많을수록 행복한 것은 아니고, 돈이 두 배 많다고 해서 두 배 행복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돈이 있음으로써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가치를 나눌 수 있고, 나와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꽤나 많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이처럼 나와, 내게 소중한 사람들과 더 행복한 관계를 맺고, 나와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은 나의 삶에 있어 정말 중요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 보다는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위해 창업을 한다.
2. 진정으로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어서
돈이 충분히 많고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을 때, 더 이상 돈을 벌지 않아도 될 때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고민을 해보았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넘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시간을 두고 떠오를 때마다 노션 페이지에 하나 둘씩 적어보니, 창업을 하려는 후배들에게 강의/강연 해주기, 도움이 필요한 후배들을 돕기, 열정과 끈기는 있지만 기회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학교 설립하기 등등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자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이런 목표와 꿈은 바뀔 수 있고, 내가 능력을 갖췄을 때 지금의 생각과 달리 행동할 수 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는가?
를 기준으로 의미있는 삶을 그려나가고 싶다. 눈을 감을 때 정말 보람찬 인생이었다는 생각과 함께 눈을 감고 싶다.
후회는 남기지 않는다.
인생 제 2막
진로에 대한 수많은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하고, 운동선수로서 삶의 막을 내린지 1년이 되어간다.
은퇴하는 것이 후회가 남지 않기 위해 은퇴를 결심한 이후, 은퇴를 할 때까지 약 반 년 간 나는 하루하루 운동선수로서 최선을 다했고, 밀도 있는 삶을 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이스하키를 처음 접한 때의 나처럼 진심으로 아이스하키를 즐겼다.
은퇴 후 곧바로 창업 학회에 들어가 두 번의 작은 창업 경험을 하고, 선배 창업가분들을 만나고, 갖가지 문제에 맞닥뜨리면서.. 창업을 하는 이유와 창업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금씩 변화하는 것 같다. "왜 창업을 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나 조차도 어떤 이유와 동기가 나를 뛰게 만드는 지 명확히 알 수 없을때가 많다.
하지만 창업을 통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그 어떤 일보다도 가슴이 뛴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았다.
힘든 과정들이 지나고, 이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유능감, 성취감은 나를 쉬지 않고 뛰게 한다.